블랙록이 이끄는 RWA 시장에서, 부동산은 왜 가장 늦은 자산인가
2026년 실물자산 토큰화(RWA) 시장은 온체인 기준 약 290억 달러까지 커졌다. 그런데 그 대부분은 국채와 원자재다. 정작 ‘토큰화의 대표주자’로 불리던 부동산은 어디에 있나.
숫자가 말하는 것
2026년 1분기 말 기준, 온체인에 올라온 실물자산(RWA)의 총액은 약 275억~290억 달러로 집계됐다. 2024년의 79억 달러와 비교하면 약 263% 성장이다. 성장세는 분명하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무게중심이 뚜렷하다.
| 자산군 | 규모(2026 1분기) | 비고 |
|---|---|---|
| 토큰화 미국 국채 | 약 $13.4B | 가장 큰 부문 |
| 토큰화 원자재(주로 금) | 약 $7.3B | 금 기반 상품 중심 |
| 사모신용(Private Credit) | 두 번째로 큰 범주 | 기관 수요 견인 |
| 토큰화 주식 | 약 $0.96B | 2025년 중반 대비 급증 |
| 토큰화 부동산 | 수치화되지 않음 | 파일럿→상용화 초기 단계 |
기관 상품이 시장을 끌고 있다. 블랙록의 BUIDL(약 24억 달러), 온도 파이낸스(약 26억 달러) 같은 국채·현금성 상품이 규모를 만든다. 부동산은 이 표에서 ‘수치화되지 않음’으로 남아 있다.
부동산 토큰화가 어려운 세 가지 이유
1. 자산이 표준화되지 않는다
국채나 금은 어디서 사든 사실상 동일한 자산이다. 반면 건물은 하나하나가 다르다. 위치·임차인·건물 상태·현금흐름이 제각각이라, 국채처럼 대량으로 규격화해 찍어내기 어렵다. 가치 평가와 실사 비용이 자산마다 새로 든다.
2. 오프체인과 온체인의 연결고리
토큰은 온체인에 있지만 건물은 오프체인, 즉 현실 세계에 있다. 토큰 소유자가 실제로 부동산에 대한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받으려면 신탁·특수목적법인(SPV) 같은 법적 구조가 토큰과 자산 사이를 이어 줘야 한다. 이 연결이 관할권마다 다르고 복잡하다.
3. 유동성의 딜레마
토큰화의 매력은 유동성인데, 부동산은 본래 가장 비유동적인 자산이다. 유통시장이 얇으면 ‘쪼갰지만 팔 수 없는 조각’이 되고, 이는 토큰화가 약속한 이점을 스스로 깎아먹는다.
그래서 2026년 시장은 “가장 쉬운 자산부터” 움직였다. 표준화돼 있고 신용도가 명확한 국채·원자재가 먼저 올라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부동산은 난도가 높은 다음 관문이다.
그럼에도 부동산이 다음 무대인 이유
규모의 잠재력만큼은 부동산이 압도적이다. 전 세계 부동산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자산군 중 하나이고, 그 극히 일부만 토큰화돼도 시장은 지금의 몇 배가 된다. 관건은 ‘가능성’을 ‘거래되는 시장’으로 바꾸는 제도와 인프라다. 한국이 2026년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유통 시장의 법적 기반을 놓은 것(2편 참조)이 의미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글로벌 시장이 국채로 신뢰를 쌓는 동안, 각국은 부동산을 담을 그릇을 준비하고 있다.
· 각 발행사·운용사 공개 자료(BlackRock BUIDL, Ondo Finance 등)
· 수치는 발행 시점 집계 기준이며 이후 변동될 수 있음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나 자문이 아닙니다. 해외 상품·규제는 국내와 다르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