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 부동산 토큰화 사례

Kenedix·Kolet 부동산 STO로 보는 일본형 디지털 증권 모델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부동산 토큰화 사례로는 ADDX–Investcorp의 미국 Sunbelt 멀티패밀리 부동산 펀드 토큰화가 자주 언급되고 있다. Investcorp가 운용하는 미국 주거용 부동산 펀드의 지분을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하고, ADDX 플랫폼에서 최소 투자금액을 기존 50만 달러에서 2만 달러로 낮춘 사례가 있다. 해당 상품은 5개 아파트 단지와 2,200개 이상의 세대로 구성됐으며,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펀드로 조성되었다. 2021년 7월에는 ADDX 거래소에서 2차 거래도 시작하였다.
일본에도 이와 비슷하게 부동산 투자상품을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한 사례가 있다. 그중 일본형 모델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Kenedix의 Kolet 부동산 보안토큰다.
다만 두 사례는 구조가 완전히 같지는 않다. ADDX–Investcorp는 미국 부동산 펀드의 지분을 싱가포르의 규제된 디지털 증권 플랫폼에서 토큰화한 사례다. 반면 일본의 Kolet 사례는 임대주택 포트폴리오의 부동산 신탁 수익권을 신탁은행과 증권사가 참여하는 일본의 법정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한 사례다.
즉, 일본 사례의 핵심은 단순히 건물의 소유권을 블록체인에 올리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부동산 신탁·증권화 구조를 유지하면서, 수익권에 관한 증권 정보와 거래 정보를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에서 관리하고 투자자에게 소액 단위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일본 사례의 주인공: Kenedix의 Kolet 부동산 STO
2024년 7월 9일 Kenedix, SMBC Trust Bank, Nomura Securities, BOOSTRY는 임대 단독주택 브랜드 Kolet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부동산 보안토큰의 공모와 발행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상품명은 Kenedix Realty Token Kolet-1 (Transfer Restricted)다.
이 상품의 기초자산은 도쿄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 등 일본 수도권에 위치한 Kolet 임대 단독주택이다. 총 484세대, 462개 물건이 부동산 관리처분 신탁의 신탁재산으로 편입됐다.

발행액은 기초자산으로 편입된 부동산 수익권 가격 전체보다 작다. 이는 토큰 투자자금과 대출 등으로 부동산을 취득·운용하는 전형적인 부동산 증권화 구조와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207억 엔 규모의 부동산을 92억5,100만 엔어치 토큰으로 쪼갰다”기보다, 부동산을 신탁에 편입하고 그 수익권을 토큰 형태의 증권으로 발행했다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토큰이 나타내는 것은 건물 등기권리가 아니다
Kolet 사례를 이해하려면 일본에서 말하는 부동산 보안토큰의 법적·금융적 성격을 구분해야 한다.
투자자가 구매하는 것은 특정 주택의 등기부상 소유권을 직접 쪼갠 디지털 조각이 아니다. 부동산을 신탁재산으로 편입하고, 투자자는 그 신탁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는 것이다. 이 수익권을 나타내는 증권 정보와 거래 정보를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일본 금융청은 수익분배권을 부여하는 토큰을 금융상품법상 전자기록이전권리(Electronically Recorded Transferable Rights)로 분류하는 체계를 만들었다. 이런 토큰은 일반적인 암호자산과 달리 증권 규제의 적용을 받으며, 발행·모집·중개·보관 과정에 금융기관과 금융상품 규제가 관여한다.
이 구조의 장점은 투자자 보호와 기존 금융 인프라를 연결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신탁은행은 수익권과 자산을 관리하고, 증권사는 투자자 모집과 판매를 담당하며, 자산운용사는 임대주택과 현금흐름을 관리한다. 블록체인은 이 권리와 거래 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기록하고 이전하는 역할을 맡는다.
Kolet은 어떤 부동산인가
Kolet은 Kenedix가 운영해 온 스마트홈 대응 임대 단독주택 브랜드다. 주로 일본 수도권에 있는 2~3층 규모의 주택으로, 거실·식당·주방 외에 3개 이상의 방을 갖춘 넓은 평면을 제공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Kenedix는 일본 수도권의 임대주택 시장에서 넓은 임대주택과 임대 단독주택의 공급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사업 배경으로 설명했다. 특히 2022년 도쿄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의 신규 임대주택 착공에서 단독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3%였다고 발표했다.
이 점에서 Kolet STO는 단순히 부동산을 금융상품으로 바꾼 사례가 아니다. 다음 세 가지 사업을 결합한 사례에 가깝다.
1.수도권 임대 단독주택을 묶어 포트폴리오를 구성
2.임대료와 부동산 처분가치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투자상품으로 구조화
3.그 수익권을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해 기존 증권계좌를 통해 투자 가능
투자자는 개별 주택을 직접 관리하지 않으면서 임대주택 포트폴리오의 수익에 참여할 수 있다. 반대로 임대관리, 공실, 수선, 매각 판단은 자산운용사와 관리 주체가 수행한다.
참여기관은 어떤 역할을 맡았나
Kenedix: 부동산과 자산운용
Kenedix는 Kolet 임대주택과 자산운용 역량을 제공했다. 2021년 일본 최초의 부동산 보안토큰 공모를 실행한 이후, 물류시설, 타워형 주거시설, 호텔 등으로 상품군을 확장해 왔다. Kenedix는 2025년 호텔을 기초자산으로 633억 엔 규모의 부동산 STO를 실행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SMBC Trust Bank: 수탁과 권리관리
SMBC Trust Bank는 신탁재산과 수익권을 관리하는 수탁자 역할을 맡았다. 일본형 부동산 STO에서는 신탁은행이 기초자산과 수익권의 법적·금융적 구조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Nomura Securities: 투자자 모집과 판매
Nomura Securities는 해당 상품의 취급회사로 참여했다. 투자자는 일반적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토큰을 구매한 것이 아니라, 금융상품 판매 체계를 통해 디지털 증권에 투자했다.
BOOSTRY: 블록체인 기반 권리·거래 정보 관리
BOOSTRY는 컨소시엄형 블록체인 플랫폼 ibet for Fin을 제공했다. 이 플랫폼은 토큰의 증권 정보와 거래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즉, 플랫폼은 부동산의 물리적 상태나 임대료를 자동으로 보증하는 것이 아니라, 증권의 발행·보유·이전 관련 정보를 관리하는 인프라에 해당한다.
은행: 부동산 취득과 금융 구조
Sumitomo Mitsui Banking Corporation은 대출기관으로 참여했다. 이는 토큰화된 부동산 상품도 자기자본 투자금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부동산 금융과 결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본의 첫 부동산 STO와 Kolet의 의미
Kenedix는 2021년 8월 일본 최초의 공개 부동산 STO를 실행했다고 설명한다. 이후 2022년에는 146억 엔 규모의 물류시설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을 발행했고, 2023년에는 300억 엔 규모의 타워형 주거시설을 기초자산으로 한 당시 일본 최대 규모의 부동산 STO를 실행했다. 2025년에는 633억 엔 규모의 호텔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도 발표했다.
이 연혁에서 중요한 점은 일본의 토큰화가 단발성 실험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단일 건물에서 임대주택 포트폴리오, 물류시설, 주거시설, 호텔로 기초자산의 범위를 넓혀 왔다.
Kolet 사례는 특히 의미가 있다. 타워형 주거시설이나 대형 호텔 한 채가 아니라 462개 부동산을 하나의 임대주택 포트폴리오로 묶었다는 점 때문이다. 투자자는 개별 주택의 가격 변동에 직접 노출되기보다 여러 지역과 물건에서 발생하는 임대 현금흐름에 참여한다.
다만 포트폴리오화가 위험을 없애는 것은 아니다. 공실률, 임대료 수준, 수선비, 금리, 매각가격, 지역별 인구 변화가 수익률에 영향을 준다. 토큰이 된 이후에도 부동산의 경제적 위험은 그대로 남는다.
Tosei의 LIERRE ICHIGAYA: 단일 자산형 일본 사례
일본의 또 다른 대표 사례로는 Tosei의 LIERRE ICHIGAYA 부동산 보안토큰이 있다. Tosei는 2024년 5월 Mitsubishi UFJ Trust and Banking, Tokai Tokyo Securities, Progmat과 함께 도쿄 신주쿠구 이치가야의 오피스·주거 복합시설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부동산 보안토큰의 공모와 발행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 상품은 투자자에게 단일 오피스·주거 복합시설의 수익권에 소액으로 접근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Tosei는 거래 개시 후 Osaka Digital Exchange의 ST 거래 시스템인 START에 수익권을 취급 신청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Kolet이 다수의 임대 단독주택을 묶은 포트폴리오형이라면, LIERRE ICHIGAYA는 하나의 복합시설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단일 자산형입니다. 두 유형을 함께 보면 일본 부동산 STO 시장이 포트폴리오 분산과 단일 우량자산 접근이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 시장은 얼마나 커졌나
Nomura Holdings와 BOOSTRY가 2026년 4월 발표한 2025 회계연도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국내 보안토큰 발행액은 해당 연도에 1,650억 엔, 누적 3,333억 엔에 이르렀다. 회계연도 중 발행된 토큰은 24개, 누적 토큰 수는 82개였다.
자산 유형별로는 부동산을 기초로 한 신탁 수익권형 보안토큰이 1,408억 엔으로 전체 발행액의 약 85%를 차지했는데, 부동산 관련 출자지분형 상품 14억 엔까지 포함하면, 일본 보안토큰 시장에서 부동산 관련 상품의 비중은 매우 높다.
이 수치는 일본의 토큰화가 현재는 금융상품 시장의 확장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공개형 암호화폐 시장에서 누구나 거래하는 토큰보다, 금융기관과 신탁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참여하는 규제된 디지털 증권 시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차시장은 아직 성장 단계다. BOOSTRY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3월 말 기준 Osaka Digital Exchange의 START에서 거래되는 보안토큰은 8개, 총 시가총액은 336억 엔이었다.
따라서 일본 부동산 STO는 발행시장에서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투자자가 언제든 원하는 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충분히 깊은 유통시장이 형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토큰화 = 즉시 유동성”이라는 해석은 무리다.
ADDX–Investcorp와 일본 Kolet의 비교
두 사례는 모두 부동산 관련 투자상품의 최소 투자금액을 낮추고, 디지털 방식으로 증권의 발행과 관리를 효율화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금융 구조와 시장 목표에는 차이를 보인다.

ADDX–Investcorp가 글로벌 사모시장 접근성을 강조했다면, Kolet은 일본의 기존 부동산 금융과 디지털 증권 인프라의 결합이다.
또한 최소 투자금액만 놓고 보면 ADDX의 2만 달러가 Kolet의 100만 엔보다 낮다. 일본 사례를 “누구나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표현하기보다는, 기존 대형 부동산 투자상품보다 투자 단위를 낮추고 일반 증권계좌와 디지털 증권 인프라를 연결한 사례라고 표현하는 편이 정확하다.
일본 모델의 장점
1. 기존 금융 규제와 연결하기 쉽다
신탁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대출기관이 역할을 분담하기 때문에 기존 부동산 금융과 증권 규제 안에서 상품을 설계할 수 있다. 토큰이 새로운 권리를 만들어내기보다, 기존 수익권을 디지털 방식으로 발행·관리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2. 부동산의 소액 투자 단위를 낮출 수 있다
투자자가 건물 전체나 대규모 펀드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토큰화된 신탁 수익권을 일정 단위로 매입할 수 있다. 이는 자산운용사에게는 투자자 기반을 넓히는 수단이고, 투자자에게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3. 다양한 부동산을 상품화할 수 있다
Kolet과 같은 임대주택 포트폴리오, LIERRE ICHIGAYA 같은 복합시설, 물류시설, 호텔 등 기초자산의 유형을 다양화할 수 있다. REIT나 전통적 사모펀드와 다른 상품 설계가 가능해진다.
4. 증권의 생애주기를 디지털화할 수 있다
발행, 보유자 관리, 이전, 분배, 상환과 관련한 정보가 디지털 시스템에서 관리된다. 이 과정은 수작업과 중개 절차를 줄일 가능성이 있지만, 블록체인이 임대료 수납이나 부동산 평가를 자동으로 진실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한계와 위험
1. 토큰은 부동산 자체가 아니다
투자자가 보유하는 것은 등기된 건물의 직접 소유권이 아니라 신탁 수익권을 표시하는 증권이다. 부동산 가치와 수익이 하락하면 토큰의 경제적 가치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2. 유동성이 자동으로 생기지 않는다
토큰이 블록체인에 기록됐다는 사실만으로 매수자와 매도자가 충분히 생기지는 않는다. 거래 제한, 투자자 자격, 공모 조건, 플랫폼 참여자 수, 상품의 만기와 가격 정보가 2차시장 유동성을 결정한다.
3. 투자자 접근성이 완전히 개방된 것은 아니다
일본의 부동산 ST는 금융상품법의 적용을 받는 증권이다. 상품별로 판매 자격, 이전 제한, 최소 신청 단위가 존재할 수 있다. Kolet 상품도 최소 100만 엔 단위였고, 상품명에 양도 제한이 명시돼 있다.
4. 부동산의 운영 위험은 남아 있다
공실, 연체, 임대료 하락, 수선비 증가, 재해, 금리, 감정평가, 매각가격이 모두 투자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잇다. 토큰화는 이러한 위험을 없애지 않고, 투자자에게 디지털 방식으로 분할된 증권 형태로 전달한다.
5. 플랫폼과 수탁기관에 대한 의존성
토큰 정보와 거래 정보를 관리하는 플랫폼, 수익권을 관리하는 신탁은행, 판매회사, 자산운용사가 정상적 운영이 필수다. 블록체인이 사용되더라도 운영 주체의 장애나 내부통제 실패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의 부동산 토큰화에 주는 시사점
일본 사례는 한국에서 부동산 토큰화를 설계할 때 몇 가지 중요한 기준을 제공한다.
첫째, 부동산을 곧바로 토큰으로 바꾸기보다 법적 권리의 형태를 먼저 정해야 한다. 직접 소유권인지, 신탁 수익권인지, 펀드 지분인지, 채권인지에 따라 규제와 투자자 보호 체계가 달라진다.
둘째, 토큰 발행 플랫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일본 사례처럼 자산운용사, 수탁기관, 증권사, 대출기관, 거래 플랫폼의 역할을 분리하고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셋째, 발행시장과 2차시장을 따로 설계해야 한다. 공모가 성공해도 거래시장이 얕으면 투자자는 만기 전 현금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거래 제한, 가격공시, 투자자 자격, 매칭 방식, 조기상환 조건을 상품 설계 단계에서 공개해야 한다.
넷째, 토큰화의 효과를 소액화와 유동성으로 동시에 과장해서는 안된다. 일본의 Kolet은 100만 엔 단위 투자와 디지털 관리라는 접근성을 제공했지만, 무제한 거래가 보장되는 상품은 아니다.
결론
싱가포르의 ADDX–Investcorp가 미국 부동산 펀드를 규제된 디지털 증권 플랫폼에서 분할해 글로벌 공인투자자에게 제공한 사례라면, 일본의 Kenedix–Kolet은 부동산 신탁 수익권과 일본의 금융기관·증권 인프라를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증권으로 연결한 사례다.
Kolet의 핵심은 484세대, 462개 임대 단독주택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구성하고, 약 207억 엔의 부동산 수익권을 바탕으로 92억5,100만 엔 규모의 디지털 증권을 발행했다는 데 있다. SMBC Trust Bank는 수탁과 권리관리를, Nomura Securities는 판매를, Kenedix는 자산운용을, BOOSTRY는 ibet for Fin 플랫폼을 담당했다.
일본 사례는 부동산 토큰화가 단순한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성공적인 구조는 부동산의 법적 권리, 신탁·증권화, 금융기관의 책임, 블록체인 기록, 2차시장 유통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일본형 부동산 토큰화의 본질은 건물을 코인으로 바꾸는 데 있지 않다. 기존의 부동산 신탁 수익권을 규제된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하고, 이를 소액 투자와 새로운 유통시장에 연결하는 데 있다.
